WASH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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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H CUP
이것은 종이컵이 아니다
종이컵은 직장 생활이 제공하는 유일한 사치다. 물 한 잔 마시는데 사용하고는, 그대로 쓰레기통에 내던져진다. 뜨거운 커피를 마실 때는 두 개를 겹쳐 쓰는 플렉스까지. 팍팍한 월급에 복지라고 할 만한 것도 없는 회사에서 싸구려 종이컵에 괜한 화풀이다.
물론 자리마다 머그컵 하나쯤은 다 있다. 씻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안 그래도 바쁜데 설거지할 시간이 어디 있냐는 그럴듯한 핑계도 있다. 우리 조금 더 솔직해져 볼까. 컵 씻는데 1분도 안 걸린다. 친환경은 유행이 아니라 습관이다.
어느날 문득,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워 책상위에 무심코 올려둔 종이컵이 켜켜이 쌓여가는 걸 보았다. 묘한 죄책감에 다시는 종이컵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것은 그 다짐의 표시다.
‘워시(WASH)’는 종이컵 세 개를 겹쳐놓은 듯한 모양으로 완성한 세라믹 소재 컵이다. 주로 물을 마시는 데 사용하는 ‘막컵’의 느낌으로 디자인됐다. 달콤한 커피 믹스나 녹차 티백을 마실 때도 적당한 크기. 손잡이가 없고 컵의 깊이가 낮아 세척이 간편하다.
최대한 종이컵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사용성을 해치지 않도록 무광과 유광의 중간 형태인 반광 마감 처리를 했다. 누가 보면 회사 비품을 낭비한다고 질책할 수도 있다. 이것은 종이컵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반박하는 재미가 있을지도. 물 한 잔 마시자고 종이컵 한 개를 버리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다.